Thursday, November 20, 2008

용서와 사랑 [퍼온글]

... 그러고 보니 오래 전에 기독교의 스승들이 악한 사람의 행위는 미워하되 그 사람 자체는 미워하지 말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는군요. 그들이 말했듯이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.

오랫동안 저는 이런 구분이 너무 지나쳐서 우습기까지 하다고 생각했습니다. 어떻게 어떤 사람의 행위는 미워하면서 그 사람은 미워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? 그러나 몇 년 후, 제가 평생동안 그렇게 대해 온 사람이 하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. 그 사람은 바로 저 자신이었습니다. 저는 자신의 비겁함이나 자만심이나 탐욕은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계속 자신을 사랑해 왔습니다. 그것은 조금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. 그리고 사실 제가 그런 것들을 미워한 이유는 바로 저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.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에, 자신이 그런 짓을 저지르는 종류의 인간밖에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토록 안타까웠던 것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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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것이 "원수를 사랑하라"는 성경 말씀에 담긴 뜻입니다. 즉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은 그에게 호감을 가지라거나 그가 근사한 사람이 아닌데도 근사한 사람이라고 말하라는 것이 아니라, 그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.

이 말씀에 전혀 사랑할 만한 부분이 없는 사람들도 사랑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점은 저도 인정합니다. 그라나 여러분 자신에게는 사랑할 만한 부분이 있어서 사랑합니까? 여러분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단지 그 대상이 여러분 자신이기 때문입니다.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모든 자아들을 이와 똑같은 이유로, 또한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랑하는 것입니다. 그는 이 일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 주시기 위해 우리 자신의 경우를 통해 쉽게 그 본보기를 얻게 하셨습니다. 그러니까 우리는 이 법칙을 다른 모든 자아들에게도 계속해서 적용해야 합니다.


하나님도 우리를 그렇게 사랑하신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마 적용이 더 쉬워질 것입니다. 그는 우리가 가졌다고 생각하는 근사하고 매력적인 자질들 때문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, 다만 우리가 자아라고 불리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사랑하십니다. 사실 우리에게는 그것 외에 사랑받을 만한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. 남 미워하기를 너무나 즐기는 나머지 그 죄를 버리는 일을 술이나 담배 끊는 일이나 매한가지로 여기는 우리 같은 피조물들에게는......

C.S. Lewis의 [순전한 기독교] 중에서...